작성자: 김경민
업로드: 2025.1.15
2월 3일, 오늘은 한국 수어의 날!
매년 2월 3일, 오늘은 ‘한국 수어의 날’입니다. 2016년 제정된 한국수어법을 기념하는 날로, 2018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지정되었는데요. 한국 수어의 날은 단순히 농인(청각장애인)의 언어를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평등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의미를 가진 날입니다.
과거 한국 사회에서 수어는 ‘보조적 의사소통 수단’으로만 여겨지며 농인들은 제대로 된 언어권을 보장받지 못햇던 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2016년 한국수어법이 제정되면서 수어는 한국어와 동등한 국어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공공기관과 교육 기관에서도 수어 사용 환경을 개선해야 할 의무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법이 제정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수어 통역이 부족한 곳이 많고, 농인과 비농인 간의 소통 장벽이 존재합니다. 한국 수어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이러한 문제를 다시 한번 환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중요한 날이기도 한 것이죠.
출처: 소셜포커스
수어, ‘하나의 언어’로 인정되기까지
한국에서 농인들의 언어로서 수어의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수어를 하나의 독립적인 언어로 인정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농인 교육에서 ‘구화법’(입 모양을 보고 말소리를 이해하는 방식)이 강조되었으며, 수어 사용이 금지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농인의 언어보다는 청인의 의사소통에 중점을 둔 교육이 주를 이뤘던 것이죠. 농인들이 자연스럽게 발전시켜온 수어를 억압하고, 청인의 방식에 맞추도록 강요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수어는 단순한 ‘손짓’이 아니라, 문법과 어휘 체계를 갖춘 하나의 언어입니다. 농인 공동체는 오랜 시간 동안 수어를 중심으로 문화와 정체성을 형성해 왔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해 왔습니다. 1990년대 이후 농인들의 권익 운동과 학계의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수어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고유한 언어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리고 2016년 한국수어법이 제정되면서 한국 수어는 법적으로 한국어와 동등한 국어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한국수어법에 따라 정부와 공공기관은 수어 사용 환경을 조성할 책임을 가지게 되었고, 농인들의 언어적 권리가 보다 체계적으로 보호받게 된 것이죠.
출처: 더인디고 - 첫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 “수어는 전 국민 잇는 동아줄”
수어 환경, 얼마나 나아졌을까?
한국 수어가 법적으로 국어로 인정된 이후 공공 영역과 교육, 사회전반적으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농인들의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되면서, 농인이 언어 장벽으로 인해 권리가 침해받지 않도록 수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1. 공공 영역에서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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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수어 통역 확대: KBS, MBC 등 주요 공영 방송에서 뉴스와 주요 재난 상황 방송에 수어 통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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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수어 서비스 제공: 일부 관공서에서는 민원 업무를 볼 때 수어 통역사를 배치하거나, 영상 원격 수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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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수어 통역 제공: 농인이 법정에서 증언을 할 때 수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통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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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기관에서의 변화: 일부 대학교에서는 수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수어 통역 관련 학과를 신설
그러나 여전히 공공 서비스 내 수어 통역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법률이나 의료 서비스와 같은 중요한 영역에서도 농인이 정보 접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남아 있지만 꾸준한 변화를 통해 모든 농인이 언어적 배제를 겪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길 바랍니다.
2. 교육과 사회적 인식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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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수업에서 수어 배우기: 일부 학교에서는 기본적인 수어 표현을 가르치면서, 농인과 비농인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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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수어 강의 개설: 수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대학에서도 수어 관련 강의나 학과를 개설하는 사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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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와 유튜브에서 수어 콘텐츠 증가: 많은 농인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수어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어를 배우려는 비농인들이 늘어나고 있음
사회 전반적으로 수어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수어는 장애인을 위한 특수한 수단’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는데요. 하지만 수어에 대한 접근과 교육을 통해 이러한 인식을 충분히 바꿔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ETRI
한국 수어의 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마지막으로, 2월 3일 한국 수어의 날을 맞아, 청인들도 작은 실천을 통해 수어를 배우고 농인을 위한 권리와 수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농인의 권리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출처: 핸드스피크 - ‘사라지는 사람들’ 극 중
포용적인 소통이 가능한 사회, 함께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한국 수어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언어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모두가 소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수어를 배우고, 농인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됩니다.
올해 2월 3일, 우리 모두가 진정한 소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
한국수어의 날과 관련된 영상 시청하기!
출처: 수어로 보는 대한민국 정부 - 한국수어의 날, 그 특별한 이야기(한국농아동연구소 대표 안정선)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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